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

“사람에게는 다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 옛날 임금들에게는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기에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정치가 있는 것이니,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정치를 하면 천하를 다스리기란 손바닥 위에서 놀리듯 될 것이다. 사람마다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는 그 까닭은, 누구나 철모르는 떡아기가 가령 뿍뿍 샘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을 본다면 즉시, 가슴이 선듯하여 아차 불쌍하다는 마음이 우러날 것이니, 이는 이 아이의 부모와 은근히 사귈 길을 트자는 데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 마을 어른들이나 친구들에게서 치하의 말을 듣자는 데에서 나온 것도 아니며, 이렇다 저렇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그러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

* 맹자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인(仁 )으로 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학문을 전개해 나갔다.

출처: 맹자, 이을호 역, 『한글맹자』 공손추(상), 서울: 올재, 2012, 63쪽-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