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16장, 삿16:1-
삼손은 그 출생부터 남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부르짖기 전에 하나님께서 먼저 예비한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에 출생을 예비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생각해보면 (사무엘, 세례요한) 삼손이 얼마나 비중있는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삼손이었지만 그 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오늘 본문의 앞장에서는 삼손은 지속적으로 블레셋과 싸우며 영웅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단 한 사람을 통해서도 그 민족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20년 동안 다스렸지만, 정작 그 마지막은 비참했습니다. 블레셋 여인과 결혼이 실패한 후 삼손은 오늘 본문에서도 가사에 가서 창녀의 집에 머붑니다. 가사는 블레셋의 도시였습니다. 또 그 뒤에 사랑하게 된 여인이 하필이면 드릴라였습니다. 드릴라는 블레셋 사람들의 제안에 넘어가 삼손을 팔아버렸습니다. 과연 드릴라가 약속한 돈을 받았는지 못받았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삼손을 팔아버리는데는 성공합니다. 그동안 아무도 잡지 못했던 삼손이 간계에 빠져 비참하게 사로잡힌 것입니다. 그런데 더 비참한 것은 20절에 하나님께서 이미 그를 떠나셨음에도 그는 이미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나실인으로 태어나서 규례를 어긴 것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전에 사자를 잡아 죽이고 그 죽인 사자를 만진 것도 규례를 어긴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머리는 의미가 다릅니다. 나실인이 머리를 자르는 것은 서원한 기간을 끝낸다는 의미입니다. 사도행전에도 바울이 서원한 것을 마무리 할 때 머리를 깎았다라고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행18:18 바울은 더 여러 날 머물다가 형제들과 작별하고 배 타고 수리아로 떠나갈새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도 함께 하더라 바울이 일찍이 서원이 있었으므로 겐그레아에서 머리를 깎았더라
그러므로 삼손이 머리를 깎는다는 것은 더 이상 하나님께 드려진 자로 살아가는 것을 끝낸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떠나시기 전에 이미 삼손이 하나님을 떠난 것입니다. 물론 오늘 본문에는 그럼에도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습니다. 22절에 다시 머리카락이 자라게 되고 마지막 순간에 그는 블레셋 사람들과 함께 장렬하게 죽음을 선택합니다.
삼손을 끝으로 사사들의 행적은 마무리 됩니다. 사사기 17장부터 마지막장까지는 사사기 시대에 있었던 사건을 부록으로 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결혼의 실패와 불행했던 삼손의 삶이 이해는 가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 재능을 제대로 쓰지 못한 안타까움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사랑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다면 삼손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가능성만으로 끝나기에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가 큰 것을 기억해야할 것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