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도

(이들은) 흑인 노예들의 비참한 생활에 안타까워하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신념에 따라 실정법 위반에 따른 처벌과 백인 노예주들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흑인 노예들을 돕는다.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흑인 노예들의 탈주를 도와 북부나 캐나다 등 자유로운 지역으로 무사히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런 양심적 백인, 그리스도인들이 흑인 노예의 탈주를 돕기 위해 결성한 조직이 바로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였다. 노예 폐지론자와 흑인노예를 동정하는 사람들이 참여해 구성한 ‘지하 철도’는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었으며 비밀유지를 위해 철도용어를 사용하였다. 예를 들어 안내자인 ‘차장’은 비밀경로를 따라 안전한 가옥인 ‘역’들을 거쳐 목적지까지 흑인 노예의 탈주를 도왔다. ‘판매원’(또는 목자)은 지하 철도를 이용할 흑인 노예를 발견한 사람을 지칭하였고 ‘역장’은 자신의 집에 탈주 노예를 숨겨주는 사람, ‘승객’(또는 화물)은 탈주 중인 노예, 그리고 ‘차표’는 탈주를 계획 중인 노예를 일컫는 은어였다. “바퀴는 굴러 간다네”(wheels would keep on turning)라는 찬송가 구절은 도망 중임을 나타냈고, 재정 지원자는 ‘주주’로 호칭되었다.

차장의 역할을 담당한 사람들은 다양한 출신으로, 자유민 신분의 흑인과 해방된 노예, 아메리카 원주민, 노예 폐지론을 지지하는 백인 등이 두루 있었다. 특히 퀘이커를 중심으로 한 회중 교회와 감리교, 장로교회 등의 기독
교인들이 주도적 역할을 감당하였다고 한다. ‘지하철도’에 의해 자유흑인이 된 사람들은 최소 3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추산되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도움을 받아 노예 신분에서 벗어난 것이다.

출처: 권혁률 (2016). [교계 포커스] 프리덤, 지하철도, 꽃을 든 그리스도인. 기독교사상, 228-233.